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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어디서 울까.txt

늘그랬듯이 2023. 6. 1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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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어디서 울까

- 윤이형, <붕대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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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식물과 같다.

빛을 향해 자라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 호프 자런, <랩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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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은 수십 년처럼
보여도 결국 한 번이다.

- 아이얼원, <나는 내가 잘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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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최근의 나에겐
'그래야 된다'보다 '그래도 된다'가,
'뭐든 할 수 있다'보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가
중요해진 터였고,
그렇게 내려놓게 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아무렇지 않게 되어버린 것들도 있었다.

- 임지은, <연중무휴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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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때때로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통쾌하게 결정을
내릴 재주는 없었다.

그저 갈림길 앞에서 주저하다
더 몰리기 전에 결정을 내렸을 뿐.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내 결정이 뭐든 통쾌하게
잘 맞아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매번 이것저것을 재어보고
백지에 적은 것 중에 지우지 않고
남긴 것을 고른 다음 책임을 졌을 뿐이다.

- 신계숙, <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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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라는 이름 뒤에
얼토당토않게
숨었던 사랑의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웃음이 난다.
애초에 사랑이 비정형이라고
누군가 일러줬다면 우리들은
더 나은 작별을 했을지도 모른다.

- 황예지, <다정한 세계가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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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제 마음대로 한 거라서
그런 걸까요? 행복하네요, 지금."

그러므로 내가 본 미래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붉어진 얼굴의 너는 쑥쓰러운 건지
뒷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나를 바라본다.

"저도 그럼 행복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너를 잊지도
않을 것이다.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생애서 이 짧은 시간이
우리가 함께한 전부라고 해도.

- 한정현, <줄리아나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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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누구나 낮 동안 적당히
잘 지내야 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일기장 앞에 다다라서야
한숨을 쉬듯
나오는 마음이 있지요.

- 김신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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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른은 어디에도 기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기댈 곳을 아는 사람이다.
어떤 것에 기대는 게 좋을지,
얼마나 기대는 게 좋을지
선택할 힘이 있는 사람이다.

- 전예지, <독립은 잘 의지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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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행복과 용기는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끝날걸 알면서도
찰나의 기쁨에 최선을 다할 용기,
계산 없이 기대하고 실망할 용기,
아플 용기, 다칠 용기, 외로울 용기,
의심 많은 겁쟁이는
결코 알지 못할 순수한 행복이 궁금해
그런 용기를 열심히 흉내 내 본다.
매번 실패하지만 그래도 한 번 더.

- 하현,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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