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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러쉬공장 일했던 후기

늘그랬듯이 2023. 6. 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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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에 워홀로 호주갔었고
시드니에있는 러쉬 공장에서 일했음ㅋㅋㅋㅋ

공장에는 버블/솝/프레쉬/오일/발리스틱/기프트/디지털 등등...
오래돼서 까먹었는데; 8개?10개? 팀으로 나눠져있음
발리스틱이 젤 유명한 배쓰밤 만드는팀
버블은 입욕제
솝은 말그대로 비누
기프트는 제품 만드는건아니고 만들어진 제품 선물세트 포장하는곳
디지털은 온라인주문 택배포장하는곳ㅋㅋㅋ
그런식으로 나눠져있고 나는 버블에서 일함!!
처음 출근할때 부서 다 정해지는데 일하다보면 인기많은 팀이나 일손 딸리는쪽에 도와주러 가기도함
우리쪽에서도 기프트나 발리스틱 프레쉬에 종종 갔음

당연하지만 러쉬하면 입욕제아니겠어??
버블이랑 발리스틱이 제일 인원많고 큼
그리고 제품 특성상 서늘한곳에서 만들어야해서 여름에도 에어컨 빵빵 잘틀어줌ㅎㅎㅎㅎ
바디오일만드는 팀같은곳은 오일 끓이느라 쪄죽겠더라고...

만드는방법은 유튜브에 how to make lush product쳐도 나오는데 함 봐봐
진짜 재밌음ㅋㅋㅋㅋㅋ
약간 베이킹하는 기분이야 진짜로 반죽기로 반죽돌리고 뭐 오일같은거 끓이고 파이핑백으로 크림짜고 이래...
호주는아니고 미국인가 영국인가는 그래서 러쉬공장 투어도하더라


일단 내가 버블에서 일했으니까 잘아는 입욕제들로 설명하면

(사진은 걍 네이버 검색해서 퍼옴)


컴포터 존나 잘나감 베스트 오브 베스트셀러
진짜 적어도 2,3일에 한번씩은 만든듯
베이킹하는거같다고 했잖아?
저 입욕제가 딱딱하게 마르기전에는 물렁한 반죽이거든
자주색 하얀색 각각 만들어둔 반죽을
1대1양으로 덜어놓고 그걸 각각 넓게 펴서 겹침
그리고 돌돌 말아
그리고 판매하는 용량에 맞게 똑똑 썰어
ㄹㅇ 반죽 밀대로 밀어서 펴고 식칼로 썰음...
그리고 파레트에 유산지깔고 모양 잘 매만져서 올려놓고
하루~며칠 건조시키면... 짜잔 저렇게 나온당



슬리피 얘도 은근 잘나감
만드는게 손많이가고 귀찮아서 거의 일주일에 한두번 날잡고 하루죙일 만들었음...
일단 저거는 보라 핫핑크 연핑크 하늘 찐파랑 다섯개씩이나 되는 반죽을 만들어야함...
그리고 걔네를 테이블위에 대충 넓게 펼쳐놓고 순서대로 챡챡챡 쌓아
그리고 한뭉탱이씩 떼어서 대충 반죽해
너무 열심히 반죽하면 색이 다 섞이니까 마블링되게 대충...
그리고 다시 판매하는 용량에 맞춰서 똑똑 잘라내서
구름모양 몰드에넣고 탕탕탕 존나 때림
은근 몰드에 쏙 안들어가고 구석구석 빈공간이 많이생기거든
그리고 반죽자체에도 공기가 많이 들어가면 건조하고나서 파스스 부서지니까...
빈공간이나 공기없게 존나 꽉꽉 눌러주고 이것도 건조시킨다음 몰드에서 꺼내면 짜잔 슬리피입니다



러쉬 대표격인 배쓰밤!!은 나도 안만들어봐서 몰라ㅠ
근데 만드는건 종종봤는데 재밌고 힘들어보임ㅋㅋㅋ
이건 가루로 만들어
색색깔의 입욕제 가루들을 테이블에 펼쳐 쌓아놓고
반원모양의 두 몰드에 차곡차곡 가루를 쌓는거임
마지막으로 가운데 들어갈색의 가루를 넘치게 담아서 두 몰드를 합체하고 꽈아아아아ㅏㅇㄱ 눌러준다음
이것도 건조!!!


아 참고로 러쉬공장은 엄청엄청 향기롭다
공장 주변 5분거리까지 향이남
퇴근하면 집에가도 나한테서 향이남
그 러쉬매장에서나는 향있지? 그런향ㅋㅋㅋ
근데 제품하나만들때마다 그것만 한번에 몇백 몇천개씩 만드니까 그향 하나만... 그리고 건조되기전이라서 훨씬 찐~하게 나는데
그게 잘안맞으면 머리아프거나 힘들기도함
나는 버블에서 일할땐 거의 항상 괜찮았는데 어쩌다 딱한번
발리스틱(배스밤)이 에어컨이 고장났댔나..해서 우리팀 구역 와서 일한적이있거든?
그 테이블에서 한 5미터는 떨어져있는데도 머리아프고 속 안좋아져서 매니저한테 말하고 다른쪽으로 옮겼음...


이것도 러쉬 베스트셀러 슈렉팩
진짜이름은 마스크오브 매그너민티
프레쉬에 지원?나가서 만들어본적있다ㅋㅋㅋ
여시들 대박인거 알려줄까
러쉬 핸드메이드인거 알지
얼마나 핸드메이드인지 알아?
저 팩 통에 붙어있는 스티커... 하나하나 손으로 붙이는거야....
ㅅㅂ 저거 붙이라고 시킬때 진심 띠용했다ㅋㅋㅋㅋ
아니 핸드메이드 알겠는데 왜 저런거까지..?
그래서 아마 매장가서 자세히보면 통마다 조금씩 스티커의 위치 각도 다 다를거임...
저렇게 열심히 스티커붙여놓은 통에 잔뜩 만들어둔 팩을 기계로 정확한 용량으로 푸슉푸슉 쏴줌
기계는 가만히 팩만 발사하고
발사하는 구멍밑에 사람이 통 찹찹찹 대줘야함...
그러고나면 뭐한다? 뚜껑닫는다... 손으로.....
솔직히 스티커 붙이는건 당황스럽지만 힘들진않은데
뚜껑닫는건 좀 힘듦ㅠ 손목아파...
그래도 프레쉬팩은 한번에 만드는양이 그렇게 많진않아서 다행이었음


이것도 프레쉬에서 만드는 프레쉬클렌저
역시 손으로 하나하나 스티커붙이고 뚜껑닫는다^^!
거기다 얘네는 한술더뜸
저 꾸덕한 질감 보이지? 기계로 푸슛푸슉 쏠수 없는 제형...
그래서 저거는 손으로 하나하나 덜어서 집어넣음ㅋㅋㅋㅋㅋ
(당연히 장갑 모자 끼고함)
커다란 반죽 손으로 떼어내서... 무게재서.. 하나하나 통에 넣어주고... 닫고.....
재미는 있는데 약간.. 이렇게까지 해아하나?싶은....




휴 더 얘기하고싶은데 기억도 안나고 귀찮다ㅎ..
일하면서 좋았던거는 일단 재밌다는거ㅋㅋㅋㅋ
단순 반복 노동이지만 누군가는 취미로도 하는 비누만들기 반죽촉감놀이를 일로 하는느낌ㅋㅋㅋㅋ
그리고 향도 좋아... (위에서 말했든 사바사지만)
그리고 러쉬 직원은 모두 50프로 할인이 된다!
대박이지 근데 더 대박은 뭔지알아 공짜 제품이 너무 많아서 할인을 남줄때밖에 안씀ㅋㅋㅋㅋ
핸드메이드다보니 불량품(제품은 멀쩡한데 모양이나 색 발주실수등의 문제로 남은것)이 너무너무많아서 자기 팀 제품은 물론이고 그거 남아서 다른팀에도 돌림ㅋㅋㅋㅋ
버블에서 일하면서 입욕제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쓰고도 남을정도였고 바디로션 얼굴팩 클렌져 비누 등등 남아돌았다...
그리고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사귐ㅋㅋㅋ 당연함 한인잡이 아니다보니 한국인도 있긴한데 외국인이 훨씬많음
+추가
자주는 아니지만 잊을만하면 한번씩 과일도 먹을수있음
러쉬가 약간 자연주의..그런브랜드자너
제품에 찐으로 바나나 딸기 아보카도 레몬 이런거 들어가거든ㅋㅋㅋㅋ 냉장고에 과일들어있음...
물론 제품용이지만 남는거는 가끔 우리가 먹기도함

단점은 시급이 짜다? 최저시급임 물론 한국보다 최저가 높음ㅋ
그리고 월~금 8시간인가 풀로하기때문에 시급높은 파트타임이랑 비슷할듯? 바쁜 시기에는 연장근무+주말출근도 하는데 그러면 시급 1.5배라서 주에 1000달러 쌉가능
물론 연금 다 떼가지만 연금환급받으면 되니깐!
(연장/주말근무는 물론 선택임 수평적인 문화라서 응 나 놀러갈거야 일안해~하면 안시킴)
아 그리고 시드니에 있긴한데 뭔 이상한 동네라서 접근성이 좋진않음...
트레인타면 되긴하는데 그 어디에서도 불편하게 갈아타야하거나 졸라 오래걸림...


아무튼 나는 진짜 재밌는 경험이었어
글리터 들어간제품 만드는날엔 다들 반짝이 범벅되고
집에서도 반짝이나오고 반짝이 코딱지나오고ㅋㅋㅋㅋ
이제품 저제품 다 써보고 매장가면 아는척도 해보고
친해진 애들끼리 놀러도가고 지금도 연락함ㅋㅋㅋ
호주 워홀 생각있는 여시들은 한번 도전해봐 추천!!!




이 밑으로는
워홀 예정/ing 들을위한 정보!


1. 세컨안됨 당연함 시드니에있음;
나도 세컨따려고 공장찾다가 이런게다 있다는걸 알았는데
정작 세컨은 안된대서 다른데서 따고 돌아와서 지원함ㅋㅋㅋㅋ

2. 당연 워홀러는 6개월이상 일 못하기때문에 7~8월쯤부터 뜨는 seasonal production assistant 로 지원함
그때부터 12월 크리스마스 준비하느라 단기알바 뽑거든
저 pa가 내가한거고
compounder도 시즈널로 뽑긴하던데 뭔지몰라서 지원안했음
알고보니 제품 제조하는사람 말하는거임
그니까.. 컴파운더가 화학약품들과 에센셜오일 향료 이런거 레시피대로 만들어주는거고
나같은 애들이 그걸 통에 담거나 모양만들어서 굳혀서 샵에서 파는 모습으로 만드는거!
당연 컴파운더가 더 중요하기때문에 시급이 쪼끔 더 높고 대신 영어를 졸라 잘해야한다고 들었음

+ 제품에 붙어있는 만든사람 얼굴 스티커!!!


이게 바로 컴파운더 얼굴임
이 제품 만든사람....
나도 내얼굴 붙여주는줄ㅠ 아쉽...
사진에서 보듯이 저것도 하나하나 손으로 붙인다ㅎ


3.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원하면 됨
레쥬메랑 커버레터 둘다내야하고 지원하는데 어려운건 딱히없음

4. 나는 세컨따고 오자마자 지원한거라 백수였는데
그래서 지원하고 일주일만에 면접보라고 메일왔고
면접 날짜 고를수있는거중에 제일빠른 일주일뒤에 면접 봤고
면접본 당일 오후에 바로 합격문자/메일 와서 그다음주에 출근함ㅋㅋㅋㅋ
근데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한테 들어보니까 나랑비슷하게 지원했다는 사람도 그때 당시 다른일 하고있었어서 그런지 출근까지 한달 넘게 걸렸다고함

5. 면접도 재밌음
자기소개-지필평가-실기평가? 이렇게있는데
나할때는 왠지 모르겠지만 자기소개 안시킴; 까먹었나...
일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지필평가봤는데
팀웍이란 무엇인가 그런거랑 러쉬의 이념 6가지(홈페이지가면 있는 그거) 이런게 한쪽 면이었고
뒷장에는 산수문제였음
근데 수학을 영어로보니까 순간 아찔해지긴함
엄청 쉬운내용인데도...
00제품을 만드는데에는 ㅁㅁ약품이 nnkg필요하다. ㅁㅁ약품은 한포대에 n.nkg이다. 몇포대가 필요하고 얼마가 남겠는가?
이런식임
매우간단...
마지막 실기평가?가 진짜 재밌는데 면접보는 인원을 몇명씩 나눠서 팀으로 제품을 만들어보는거임
fun이라고 고무찰흙같이 생긴 비누/입욕제 제품이있는데
그걸로 팀별로 제품 디자인해서 만들고 완성품 설명하는거였음
우리는 꽃을 만듦

이렇게 만들고 완성품은 가져간다!
설명은 뭐라했는지 기억안나ㅋㅋㅋㅋ
근데 다른사람들 후기보니까 제품디자인자체보다는 그걸 만드는동안의 팀웍을 보는거같다고 하는듯?
아무튼 이러고 집와서 옷갈아입고 가방정리하는데 바로 합격했다고 메일왔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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