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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기지 말래서 안챙겼더니 난리가 났네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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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기지 말래서 안챙겼더니 난리가 났네요.

늘그랬듯이 2023. 6. 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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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결혼준비 때부터 그랬어요.

모든 집안 대소사와 결혼, 여행, 이사, 출산 및 육아를

저 혼자 아등바등 챙기는 느낌이요.



결혼한지 7년 됐고 37개월 딸이 있는데

남편은 회사일이 너무 바빠 나머지를 챙길 여력이 없다는 말만 계속..

문제는 제가 가정주부면 모를까.. 육아휴직 2년 외에는 저도 풀타임으로 일했어요.

제가 도저히 저 혼자 다 챙기고 살기 너무 억울하고 힘들어서

남편한테 일부러 전체 플랜에서 책임지고 맡아서 할 부분 점차 난이도 올리면서

미션처럼 줘보려고도 했지만, 결국 데드라인 지나도록 손 놓고 있어서

진행사항 체크하고 닥달하는 것도 일이 되어 저만 더 힘들어지더라구요.



시어머니께 푸념처럼 얘기해봐도

얘가 안해봐서 그런다~ 가르치면서 살아야지 어쩌겠냐~

입에 발린 영혼리스 대답만 돌아오니 더 화가 나서

'그 나이 먹고 안해봐서 못하는게 자랑도 아니고, 그럴 수 있는 수준도 아니라서요^^'

하고 지르고 나서 시어머니 정색하게 만든 뒤로는 시집에 하소연도 안해요.



반쯤 포기하고 살더라도 가다가다 울화가 치미는게 완전히 포기는 안된 모양이라

올해 초에 진지하게 남편이랑 이야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신랑 하는 말이 자긴 대충 살아도 그만인데 제가 일을 벌이는게 문제래요.

혼자 살았으면 여행도? 아니 자긴 여권도 안만들었을 거고

(그런 사람이 홍콩가서 너무 좋다고 여행가자고 해줘서 고맙다 그랬음)

그냥 제육, 김치찌개, 치킨, 돈까스로 돌려가며 밥 사먹으면서 살았을 거고

(유행하는 메뉴, 미슐랭 식당 같은데 데려가면 너무 좋아하고 신세계라고 함)

애 돌잔치도 그냥 식구끼리 중국집 룸 잡고 끝냈을 거 같고(시아버지가 크게 하쟀음)

계절마다 집정리하고, 커텐바꾸고, 이불 바꾸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가습기 청소 하는 쾌적한 일상을 위한 노력들 같은 거 필요성을 잘 모르겠대요.

(이불 바꾸면 뽀송하고 좋다고 하고, 선풍기 씻어서 틀면 바람 더 시원하다고 콧노래를 부름)



그러니 결론은... 제가 유난스레 이런 것들을 챙긴 건데

남편한테 설득되지 않고 동의 한 적 없는 일들을 맡기거나 요구하면 당연히 주체적으로 움직이기가 싫으며

심지어 제가 뭔가를 요구하는 것 조차 일이니 스스로 집안 대소사에 관심을 가져서 스스로 뭔가 해봐라. 하다못해 네 딸하고 한달에 한 번 정도는 주말에 뭐 할지 계획이라도 세워봐라. 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자기가 필요성을 못느끼는데 뇌가 일을 하겠냐며 못.한.다.로 못박았어요.



진짜 오만정이 다 떨어지더라구요.

혹시 회사에서도 위에서 시키는 것만 딱 하고 어떤 디벨롭이나 엑스트라가 없느냐 하고 물어보니 자기는 그렇대요.(안 믿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딨어요.)

진짜 이사람을 끌고 가보려던 제가 더 한심하게 느껴져서 그냥 알겠다 했어요.

그래도 집안일은 루틴을 만들어주면(하..) 열심히 해주겠다()는 뉘앙스라

그건 니가 이집에서 먹고 자고 입고 쓰고 싸고 하는 이상 돼지우리에서 살기 싫으면

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더니 왜 또 싸우자고 달려드냐 하길래 그냥 입 닫았어요.



솔직히 그동안은 이런 얘기 친구들한테 해보면

우리 남편도 그래~ 너무 답답해~

난 내가 좀 그래서 신랑이 답답해 해~ 뭐 이러길래

다들 이러고 사나보다. 성향차이 MBTI 차인가보닼ㅋㅋ 하면서 넘겼는데요

제가 한계더라구요.



그래서 그 이후로 집안일 하는 것만 좀 터치하고(아이가 쾌적하게 지내야 하니)

나머진 전혀 안해버렸어요 저도.

시어머니 생신도 매년 한창 꽃 필때라 어디 나들이도 꼭 가고 그랬는데 안하고

그냥 당일에 신랑한테 전화와서 저녁 먹으러 오라는 말에

빈손으로 가서 밥만 얻어먹고 왔어요.

케이크, 용돈 이런거 제가 안챙기면 남편은 가만있었으니까요.

제가 아무것도 안하고 가서 애 밥만 먹이고 있으니까

신랑이 밥 먹는 식탁에서 어머니한테 계좌로 용돈 쏘구요ㅋ

제 생일에도 아~~~무 리액션이 없길래 애기 시어머니한테 맡기고

저는 친구들이랑 호캉스했어요. 매년 회사에서 숙박권이 복지로 나오거든요.

신랑은 퇴근하고 와서야 집에 아무도 없으니 애기 시댁에 있는거 알았구요.

주말 아침이면 아가랑 수족관, 동물원, 놀이공원, 키즈카페, 수목원 열심히 다녔어요.

남편한테는 일절 상의도 안했구요, 늦잠자고 일어나면 집에 아무도 없는거죠.

그럼 그제서야 전화오는데 그냥 안받았어요.

다 놀고 집에 가서 애보느라 바빠서 못받았다 하고 말았구요.

키즈노트에 올라오는 애기 일상 사진 제가 늘 공유해 줬었는데 그것도 그만뒀어요.

아이디 공유하자니까 어플 까는 것도 귀찮아 하는 기색이라 맘 상해서 냅뒀거든요.

그리고 3주전에 본인 생일에도 제가 아무 준비도 없고 미역국도 안 끓이니

갑자기 저녁에 외식하재서 그래 그러자. 하고 가만 있었더니

퇴근하고 집에 와서 옷도 안갈아입고 소파에 앉아만 있더라구요?

매번 제가 뭐 먹고 싶냐 가고 싶은데 있냐 물어보고 찾아봐주고 데려갔으니까요.

근데 저 그냥 집에서 애랑 놀았어요. 결국 애기가 배고프다고 해서

외식하자며. 앞장서. 했더니 핸드폰 뒤적이다가 그냥 해물찜 시키더라구요ㅋ



이쯤 되니 딸은 저랑 나누는 추억이 훨씬.. 아니 압도적으로 많고

둘만 통하는 시그널이나 놀이, 재롱도 많이 생겼죠.

그러다 지난 근로자의 날 연휴에도 제가 상의 없이

딸만 데리고 제 남동생네 부부랑 캠핑을 가려고

토요일 저녁에 캠핑 짐을 간단히 챙기고 있는데

남편이 뭐하는 거야? 묻길래 캠핑가려고. 하고 말았거든요.

애는 당연히 아빠는 안가는 줄 알아요.

참고로 저 애한테 아빠는 피곤해서 쉬어야 한대~ 가기 싫대~

이런 소리 단 한번도 안했습니다.



결국 다음날 아침에 캠핑 가서 하루 잘 놀고 집에 왔는데

저녁 먹으면서 반주하더니 저한테 하는 소리가

자기가 이 집에서 이방인, 객식구, 하숙생 같아 기분이 더.럽.대.요.

그래서 제가 그냥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그럼 내가 전처럼 첨부터 끝까지 다 챙겨서 거기에 당신까지 챙겨 넣길 바라는 거냐고 했어요.

우리 이 이야긴 그냥 바라는 거 없이 살기로 합의 된 거 아니냐고.

당신이 아이랑 추억을 만들고 싶으면 스스로 플랜을 짜서 아이한테 제공하면 될 일이고

내 생일이든 당신 생일이든 특별하게 보내고 싶으면 의견을 내면 될 일인데

입다물고 무미건조하게 회사 집 회사 집 하며 산 건 당신이 바란거 아니냐.

당신은 무슨 귀빈처럼 자리만 빛내주시면 되고 내가 정성껏 준비해 모시고 다니고 그런 짓 이제 안한다고 분명 얘기했다.

그리고 당신도 여행이고 기념일이고 계절이고 나발이고 딱히 의미도 필요성도 모르겠으니 냅둬 달라고 해놓고서 이제와서 왜 이러냐.

그랬더니... 허... 울대요???



제가 하도 가지가지다 싶어서 그냥 그 날 이후로 아가방에서 자고 있는데

그 이후로 또 아무일 없다는 듯이 지내고 있어요. 뭐 하자 한마디가 없거든요.

이번 어린이날 연휴에 아가 데리고 어린이날 이벤트 하는 곳 갈건데

전 하던대로 그냥 상의 없이 잘 놀다 올거에요.



제가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야 말로 늘 나만 애쓴게 객관적으로 확실한데

남편이 본인이 왕따라도 당한 것처럼 절 가해자 취급해서 기분 더럽네요.



 

 







군대도 갔다온 사람일텐데 진심 인생 쉽게 삼ㅋㅋㅋㅋ

애기는 아빠역할 해주는 삼촌 있어서 잘 안찾을 수도 있음.. 
저 나이대엔 걍 아빠역할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안정감 있는거라고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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