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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직장생활 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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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 남초 대기업에서 닳고 닳아 이제 화석이 된 나냔
진위검증: 그런 거 없다. 실천 여부는 알아서 할 것. 믿어서 골룸되면 난 책임 안 짐.
0.나는 회사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오는 순간까지 연기하는 거다
훌륭한 직장인을 연기하라는 거다. 지 성질대로 살지 말라는 얘기.
1.회사는 친목하는 곳이 아니다
친하게 지내고 취미 같이하고 그런 거 다 좋다. 근데 회사는 내 노동력을 내 주고 돈을 타 가려고 다니는 곳이다. 좋은 사람과 가족같이 지내려고 다니는 데가 아니다.
2.회사에 대한 사랑과 헌신과 감사는 입으로 해라
절대 츤데레 되지 말 것. 흥!나는 이런 회사 싫다능!하면서 울며 야근하고 책임지고 그러지 말 것. 내가 회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감사하는지는 입으로 싹 다 해라. 아, 입에 발린 소리는 티나니까 적당히 할 것.
3.입사해서 할 일 없으면 내규랑 부서 배치도, 임원 얼굴부터 익혀라.
입사해서 할 일 없는 게 정상이다. 일을 능숙하게 못하는데 뭘 막 시키겠나. 할 일 없다고 영화보고 카톡질하고 그러는 거 다 본다. 할 일 없으면 회사 내규집 구해서 그거나 달달 읽어라.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일해야 되고 직제가 어떻게 되고 전결권이 어떻게 되는지 다 알 수 있다. 그리고 임원 얼굴 꼭 익혀라. 인사 못하면 너냔과 너냔의 팀장 부장이 죽어난다.
4.책임 뒤집어쓰기 싫으면 직무분담이랑 전결규정 숙지해라, 그리고 과정 메모해라
신입이나 저렙 직원들한테 책임 뒤집어씌우는 상사 꼭 있다. 근데 완전 수평적 팀제 아닌 이상(한국에서 이런 곳 은근 적다) 저렙 직원 직무 책임은 과장 이상이 진다.
의사결정이나 업무과정에서 무슨 의논을 했고 어떤 명령을 받아서 어떻게 처리했는지 꼭 6하원칙으로 적어놔라. 모든 거 다 하면 진빠지고, '이건 아니다' 싶은 촉이 오는 것만.
책임 뒤집어쓰는 거 못 막아도 하다못해 감사실에 제출은 할 수 있다.
5.회식의 목적을 꼭 기억해라.
내부 회식의 목적은 상사를 즐겁게 하는 것이고, 외부 회식의 목적은 갑님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억지로 권한 술이라 해도 너냔이 너냔을 통제할 수 없게 되는 이상, '그분'들의 즐거움을 뺏는 것이다.(아 물론 다른 의미로 즐거워할 수도 있지만...너냔 인생 망함)
6.남자직원은 남자직원 편 들고, 여자직원도 남자직원 편 든다(여직원 한정)
너냔이 여자랑 마음이 잘 안 통하고 남자랑 잘 마음이 맞는다고? 너냔이 남자직원한테 엿먹을 때 그들의 본 모습을 볼 것이다. 그들은 그들 쉴드 쩐다.
그리고 나냔은 여자가 여자의 적이란 말 차암 싫어하지만, 딱히 여직원이라고 여자 편 들어주지 않는다. 고로 '언니들' 너무 믿지 마라.
7.못 받아치고 괜찮아요 하다가 집에가서 울지 마라.
회사 다니다 보면 인신공격, 언어성희롱 진짜 많이 당한다. 근데 걔들 진짜 영악해서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는 거다.
성폭행 피해자들이 노출이 많거나 예쁜 애들이라고? 뭔가 희미하고 우물우물 잘 못 받아칠 거 같은 애들 귀신같이 알아본다.
그리고 꼭 밑밥을 깐다. 인신공격인데 농담인 것처럼 해서 남들 다 와하고 웃는데 내가 받아치면 예민한 애 되는 모드:
나는 빙썅이다 세 번 속으로 반복한 다음 웃으면서 받아치는 방법이 있다. 근데 이 레벨 되는데 공격을 왜 당하겠나.
안되겠다 싶음 '저는 안 웃기는데요...제가 나쁜가요?'하면서 그냔을 나쁜 냔으로 만들어버려라.
혹은 너냔한테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너냔한테 쌍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 남들 다 들리게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하고 맑고 순수하게 받아칠 수 있다.
좀 더 고렙으로 맑고 순수하게 '**님이 ***라고 하셨는데 제가 잘못 들었나요?'라고 할 수도 있는데...고렙만 해라.
그리고 이런 애들이 꼭 '어허허허 괜찮지?' '맘 안 상했지?'하는데 이 때 착한 여자 코스프레 좀 하지 마라. 괜찮다, 맘 안 상했다 하는 순간 너냔은 호구계약서에 지장 찍은 거다.
8.성희롱은 그 때 거부 의사를 밝혀라.
7번이랑 일맥상통하는 건데 괜찮아요 맘 안 상했어요 하다가 어어어 흘러가면 너냔은 상간녀로 상사 마누라한테 머리가 쥐어뜯기는 수가 있다.
집에 들어가서 아 그 때 정말 성희롱당했는데 하다가 맘 상해서 나중에 문제삼으면 너냔만 이상한 사람 된다. 최소한 너냔이 이걸 싫어한다는 걸 직장 동료들한테는 알려야 된다.
비록 그들이 말려주지 않는다 해도,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다.
9.이 복장이나 이 말투를 해도 될까? 아리까리하면 하지 마라.
걍 비슷한 레벨의 여직원들하고 비슷하거나 좀 더 얌전하고 촌스럽게 입어라.
너냔은 너냔을 평가하는 상사들이 좋아하는 (촌스럽고 얌전한) 옷차림을 해야지, 같은 여직원들의 패션 리더를 하려고 다니는 게 아니다.
10.이석하거나 근태를 하려면 꼭 예고하고 해라
20분(초치기로 업무해야 하는 경우는 5~10분) 이상 이석하려면 상사나 같은 일 분담하는 직원한테 용무 밝히고 양해 구하고 가라.
마찬가지 차원에서 휴가 내려면 팀장하고 같은 일 하는 팀원한테 며칠 전에 예고하고 허락받고 가라. 그리고 가기 전에 부점장한테 인사하고 가라.
11. 회사 밖에서라도 실명 뒷담화는 절대 하지 마라
나냔 회사 동기가 회사 밖에서 상사 뒷담화 하다가 상사 동기가 그거 듣고 상사한테 찔렀다-_-
12. 적당한 아부는 회사생활의 윤활유다.
남자들 군대에서 이거 마스터해서 진짜 잘 한다. 상사들도 그들이 아부하는 거 다 안다. 근데 좋아한다-_-
+밥먹고 팀장 자리 비워서 잠깐 덧붙임
13.이 사람한테 인사하면 될지 헷갈리면 무조건 정중하게 인사해라
해야할 인사를 못 해서 손해보는 경우는 있어도 더 해서 손해보는 경우는 없다.
14.서무직원, 차량관리직원, 안전직원하고 최소한 사이 틀어지진 마라
이 분들 회사 오래 다니시고 윗직급하고 인맥 , 고급 정보 쩌는 경우 많다. 호형호제는 아니라도 사이 틀어지진 마라.
신상부터 조금 털자면 나냔은 남초 대기업 다니는 13년차 화석...아니 중간관리자 여성임. 그리고 소위 여자에게 좋은 직장, 안 좋은 직장 다니는 친구 몇명 보유.
나냔의 회사는 '여자에게 좋은 직장'이라고 불리는데...걍 웃김요. 어차피 한국에서 직장이란 직장인의 지옥인데 여자한테 직장은 조금 더 불 세기가 센 지옥임. 그리고 여자에게 좋은 직장이란 연옥 정도인데 그걸 가지고 남자들이 으시대는 게 매우 눈꼴심. 그 회사 다니면서 남자한테 진이 빨려서 굳이 회사 밖에서 남자님을 모시고 싶지 않아 독신인 나냔임. 그 '좋은'이 출산과 육아라는 여성성에 필요한 최소한을 보장해 준다는 건데 당연한 천부인권을 뭐...라고 하고 싶지만 그런 천부인권이 보장 안 되는게 대한민국 직장인이잖아요?
그리고 나냔도 13년전에 취업으로 구르고 굴러서(신용카드 사태때였음...취업 망) 취준냔들이 이런 걸 다 고려하고는 취업할 기회가 매우 줄어든다는 것은 알고 있음. 하지만 너냔들이 받는 취업 정보란 지극히 남성중심의 정보일 경우가 많으며, 그들에게 좋은 직장이 너냔들에게 좋은 직장이 아닌 경우도 있다는 걸 알아두길 바람. 그리고 '여자들에게 좋은 직장'이라는 것이 과연 '나'에게 좋은 직장인지라는 것도 생각해 두길 바람.
대체로 여자들은 직장에서 두 가지 중요한 이해관계를 가짐.
1)입사 3~4년 후 출산-육아 테크를 탈 때, 최소한의 출산휴가(90일)와 육아휴직(1~2년)이 보장되는가? 아이를 키우면서도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으며 육아 관련 복지가 제공되는가?
2)남성에 비해 과히 불리하지 않은 급여와 복지, 그리고 승진이 가능한가?
1)과 2)가 분리되어야 할 것은 대체로 한국에서 여자들에게 좋은 직장이라고 할 경우, 1)은 보장되지만 2)는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임. 이것은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달린 것임. 본인이 아내와 어머니로서 정체성이 우선일 경우(맞벌이를 하면서 왜 본인이 이걸 더 떠맡아야 하는지는 논외로 합시다) 2)가 보장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음. 그러나 나처럼 출산과 육아를 포기하거나, 혹은 맞벌이맘이라도 자신의 커리어가 중요한 경우 2)가 보장이 안 되면 빡치기 마련임. 실무직원에서 여자가 많다고 해서 여자 권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님. 관리자 이상급 비율이 중요함.
그럼 대한민국의 직장 별로 대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겠음. 겪은 거+주워들은 거 위주니 일반화 등등이 당연히 있을 수 있음.
(1)공무원, 공기업/공공기관 직원, 교사, 은행원
대표적인 '여자에게 좋은 직장'이라고 일컬어지는 곳임. 출산휴가 90일이 보장되며, 아이당 육아휴직 1~2년 가능함. 본인도 여기에 속해 있음. 그러나 여기가 2)여성의 커리어에 좋은 곳인지는 의문이 남음. 이곳은 대체로 실무 직원은 여성의 비율이 1/3 이상, 또는 여초이지만 위로 올라갈 수록 여성의 비중이 팍팍 떨어지는 구조를 가짐. 고로(+모성보호법을 지켜야 하는 공기업/금융 특성상) 어머니로서의 권리와 복지는 보장되지만, 승진과 급여에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함.
나냔이 있는 곳은 여성 대졸 정직원이 본사 팀장급 이상으로 아무도 없음. 준팀장으로 2명 정도 있는데, 동급의 남직원들에게서 업무로 미친듯한 견제를 받음. 그녀들은 일과 인성 평판에서 소위 말하는 여성성을 탈피하는 것(워커홀릭, 밤샘 음주 불사)로 이를 견디고 있음. I은행만 봐도 지금 행장이 여성대통령 집권시기를 타지 않았으면 행장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 그리고 S은행도 이때싶 해서 여성 부행장을 올리긴 했는데...이 때 아니었으면 안 되었겠지(그런 비비기 인사할 여성 인재도 못 키운 우리 회사 에라이) 결국 이 유리천장에서는 보여주기식 인사 말고는 여성임원은 될 가능성이 거의 없음.
공무원은 좀 다르지 않겠냐...하면 S대 나온 내 친구 얘기를 해 주겠음. 행시 재경직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그 학교 교수가 '여자애들은 어차피 재경부에서 못 크니까 여성부나 그런 데 가. (남자애들한테 지망 물어보고 환경부 이런 거 나오니까) 에라이, 못난 놈아'
(2)국내 대기업
그냥 딱 한마디로 요약됨. 미생의 선차장.
대체로 (1)에 비해서 1)의 여성성, 출산휴가/육아휴직/복지가 떨어지나 그룹바이그룹임. 이는 (1)보다 준법 규제는 떨어지고 시장 논리가 심하기 때문. 노예는 부지런히 굴려야 되는데 노예가 애 낳으러 가면 일을 부릴 수가 없잖음?(조선시대에도 출산휴가는 줬다고 하지만 일단 제쳐둡시다. 조선시대에는 역병 돌면 외빈 초청 행사도 미뤘다는데 우린 오라고 난리잖아.) 그러나 오너의 성향에 따라 다름. S그룹 등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비교적 불이익 없이 사용 가능하다고 함.
그러나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의 여성 직원들은 출산, 육아 후부터는 48시간을 살면서 업무와 육아의 헬 오브 헬 속에서 분투함. 그리고 유리천장도 만만치않음.
아, 그리고 대기업이라고 하면 재벌 그룹만 생각하는데 알짜배기 중견기업 중에서도 여성 복지와 처우가 좋은 곳도 꽤 많음.
(3)외국계, 일부 여초 기업
글로벌 스탠다드가 적용되는 곳에 한함. 말이 외국계지 한국적 특성이 강한 경우 그냥 국내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으로 보며 됨.
글로벌 스탠다드가 적용되는 일부 외국계 기업의 경우 출산휴가, 육아휴직이 비교적 자유롭게 가능하며 승진이나 급여 차이도 아주 심하진 않음(똑같진 않아요) 이걸 어떻게 체크하냐면 여기 재직 남직원들이 '승진이나 업무에서 여자들 기에 눌린다' 호들갑을 얼마나 떠는지 보면 됨. 아이고 그렇게 기에 눌리셨쎄요?
(4)국내 중소기업
....오래 다닐 수 있나?
일단 타의에 의해서 출산휴가도 보장이 안 되고 육아휴직시 불리한 경우가 허다함. 따라서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상당수가 '여직원'혹은 '대리님'만 숱하게 많고 과장 이후로는 거의 보이지 않음. 참 이상도 하지. 분명히 뽑을 때는 많이 뽑았는데 다 어디로 갔을까?
맞벌이맘의 경우 분투하긴 하지만 야근과 회식을 100% 해내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승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아지며 버틸 경우 자신의 커리어는 거의 포기하는 경우가 많음.
그럼 넌 뭔데 갈 수 있는 곳이 중소기업이 태반인데 대기업 다닌다고 지금 유세인 거임...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나냔의 취지는 아까도 말했다시피 너냔이 취업시 연봉과 업종을 보는 것처럼 '여성'이라는 정체성으로(너냔이 탈여성하고 싶어도 너냔은 여성 쿼터 안에서 취급받음) 얼마나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서 냉정하게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는 거임. 내가 아내와 어머니로서 정체성이 더 중요한가, 커리어도 중요한가?
그리고 회사 정보를 구할 때 여성으로서 어떻게 다니는지 여성 멘토에게서 정보를 구할 것. 또한 경제지 등에서 발표하는 '가족 친화적 직장' '여성 관리자 인터뷰' 등을 적극 참고하고, DART에 공시되는 남성/여성 비율 연봉 차이 , 근속연수도 참고할 것. 아무리 그래도 이런 취업 지옥에선 국내 중소기업에서 뽑아주기나 하면 다행이잖아!라고 할 수 있음. 그럼 경력단절을 각오하고 회사를 옮겨서도 특화할 수 있는 직무(인사, 무역 등)와 자기계발에 힘쓰는 수 밖에.
아이고...다들 지옥에서 힘냅시다.
일단 나냔의 글 스타일 상 대전제 세 개만 깔고 갈게. 급한 냔들은 이거만 읽어.
-니 밥 그릇 니가 챙겨라. 다른 사람들은 언플 할때 말고는 도움 안 된다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언제나 예상보다 낮다. 그러나 안 하는 것보단 낫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히스테리 부리지 마라. 충격이나 분노도 계산하에 표현해라
1.성희롱 그거 꼭 대비를 해야 하나? 생각만 해도 무섭고 싫다. 우리 회사 안 그렇다.
나냔 회사도 참 좋은 회사예요. 그러나 10년 가까이 회사 다니면서 여러번 당했어요^^
자기 차량 있는 냔들은 알 얘긴데, 차량사고는 생각만 해도 무섭고 끔찍하지만, 보험사 사고전담 직원 연락처는 다들 가슴속에 품고 다님. 그런 거랑 비슷한 거임. 직장내 성폭력이라는 건 생각보다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거임.
남자들의 공공의 적-_- 여성부가 다다다 쪼아대서 회사 내규(인트라넷, 도서관, 캐비넷에 다 있음)에 성희롱 예방규정이라는 걸 둬야 함. 교육도 받음(그러나 남자들은 귓구멍 후비적하고 우리회사에 성희롱도 있나? 어허허함 ㅅㅂ) 암튼 성희롱 예방규정이라는 건 대동소이한데...
-회사 내(보통 인사부)에 성희롱 고정 전담 창구직원이 있어야 하고
-성희롱 발생시 여기로 피해자가 신고하면 즉시 조사에 착수, 사건을 밝히고 해결 및 처벌
-피해자의 신상 및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
냔들아 내규 찾아서 미리 읽어라 두번 읽어라. 그리고 성희롱 상담자가 누군지 직제에서 찾아서 알아 놔라. 나중에 당하면 당황해서 기억도 잘 안 나요-_-
그리고 내규를 왜 알아놔야 하는지 이유는 하나 더 있는데...내규라는 건 회사 법임. 물론 적용은 별개지만...회사에서 축소 및 은폐하려고 할 때 내규를 들이밀면 일단 쫄게 되어 있음.
2.미리 누구누구를 조심해야 하나? 우리 부장님 참 좋은데.
남자는 검은 동물이에요. 나냔도 안 그럴 거 같은 사람들한테 두번 당했어요^^
일단 너냔 주변의 남자는 다 조심해야 함. 그리고 회식 가면 무조건 조심해야 함. 술취한 여직원들을 데려다준다는 명목으로 성추행 및 강간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 지 알면 기함할 거임. 그러나 여자들은 피해사실을 거의 다 신고하지 않음. 왜?
일단 쪽팔림. 그리고 내가 취했고 내 몸간수 못했다고 이상하게 소문날 거 같아서 더 안 함. 그러니까 일단 피하는 게 수임. 그리고 개라고 소문난 상사 옆자리는 무조건 피할 것. 언니들이 거기로 가라고 떠밀어도 일단 안 간다고 버텨.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해. "언니들만 싫으세요? 전 더 싫어요^^"
그리고 차후 언플을 위해서도 사생활은 관리 잘 하는 게 좋음. 퇴근 후 유흥생활이나 옷차림, 이성관계 등등은 무조건 말 적게 하는 게 좋음. 그런 거 얘기 안 해도 남자들은 알아서 소문 잘 냄-_-
3.그러나 일은 꼭 벌어진다
음 언제나 일은 꼭 예상하지 않을 때 벌어지지. 보고하다가 일어나는 갑작스런 터치라던가, 대화 도중에 일어나는 언어성폭력이라던가...왜냐하면 갸들은 영악하거든. 일상하고 섞어서 피해자도 헷갈리고 보는 사람들도 어?하면서 넘어갈 상황을 잘 만들지.
이 때 베스트는(ㅅㅂ 사실 성희롱에 베스트가 어딨냐)
상사가 성희롱 전적이 있으며 평판 나쁨-너냔이 즉각 불쾌함 표현-다른 직원들 목격
이거 좋음. 근데...
상사가 평판이 좋으며(특히 남직원 사이)-너냔이 어리버리 대응했으며-목격자도 없음 이거 아주 안 좋음. 그러나 이것도 충분히 복구 가능.
일단 초동대응은 꼭 해라. 아무리 머리가 하얘지고 당황스러워도 꼭 해라. 아니면 그놈도 오 이거 더 찔러봐도 되겠군 하고 목격자는 어? 쟤 괜찮다고 했네? 이런다. 그럼 나중에 더 심해져도 가해자나 목격자나 일상이 됨.
제일 나쁜 대응은 배시시 웃으면서 몸을 배배 꼰다던가, 웃으면서 '이러지 마세요오' 하거나 '어허허 이거 동생 같아서 이런 건데 기분 안 나쁘지?'하면 '아니에요 그렇게 기분 나쁜 건 아닌데에...'하는 거임. 얘들 영악해서 꼭 '난 성희롱 아니고 호의인데 괜찮지?'이거 못박고 들어감.
제대로 하는 건 정색+당황함과 기분나쁨 표현+내가 받은 충격과 상처 표현. '이러면 안 되시는 거 아닌가요? 저는 기분나쁩니다' 이거 딱 부러지게 표현해야 함. 좀 더 부연설명하자면, 이 충격과 상처 표현은 아주 잘 계산해서 해야 함. 일단 너냔은 화기애애해야 하는 직장분위기에 정색하면서 반기를 든 거임-_- 하지만 충격과 상처를 적절히 섞어서 표현한다면 너냔은 가해자와 목격자에게 너냔을 피해자로 아주 잘 표현할 수 있음. 이 때 절대로 히스테리 부리지 말 것. 할 말 똑 부러지게 한 다음 '부장님이 이러실 줄 몰랐는데...'하면서 눈시울 붉어지는 정도.
4.그러나 제대로 대응못하거나, 딱 부러지게 대응해도 못 알아처먹거나, 사건이 너무 클 수 있다
너무 당황해서 대응 못했을 수도 있음. 일단 집에 와서 일시와 장소, 사건의 정황, 대화, 접촉의 정도를 상세히 기술한 경위서를 쓸 것. 기억이란 못 믿을 거니까요.
그 다음 출근해서 상사한테 이메일이나 면담 요청을 해. 이 때도 정중하고 단호하게 개정색하고 사건을 너냔의 주도하에 복기해. 그리고 너냔은 공사를 분명히 하고 싶고, 개인적은 감정은 없지만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고 표현해. 그리고 사과를 받고 싶고, 이런 일이 다시 없었으면 한다고 해.
뭐..이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의외로 높긴 한데 개무시당할 확률도 높지.
"그런 식으로 받아들였다니 내가 섭섭하다" "동생같아서 하는 거였다" 혹은 너냔의 업무상 실수까지 끌고들어가는 갖가지 개드립을 볼 수 있겠지만 앞에서는 무표정, 속으로는 개무시를 해주면 됨.
5.그리고 언플은 병행
남자직원한테 상담은 정말 비추하고 싶네. 대부분의(전부 아님) 남자직원은 성희롱 내지 성폭력에 대해서 매우 둔감하며, 없는 일로 넘어가고 싶어해. 그래서 너냔에게 잘못을 전가할 수도 있고... 그분이 얼마나 좋은분인데(지들한테야 좋지)하면서 쉴드를 칠 수도 있지.
좀 믿을만한 상위 직급 여직원한테 상담을 추천해. 그리고 그 외에 여직원들 모임에서도(상황을 목격했다면 더욱 좋고) "아 그 분이 좀..."하면 알아서 소문 다 남.
6.정식 성희롱 신고 창구, 외부 관계 부서에 접수
사실 이건 현실상 힘들 수도 있어. 하지만 이런 방법을 써도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으며, 너냔에게 도리어 불이익을 줄 경우 싸움을 시작할 수 있지. 아마 처벌은 너냔이 생각하는 것보다 수위가 훨씬 낮을 거야. 그리고 흐지부지 넘어갈수도 있지. 하지만 냔들아...
드센 년으로 찍힐 리스크를 감수해 볼래,
앞으로 너냔과 너냔의 후배들한테 심해질 성희롱, 심지어는 불륜녀로 역관광당할 호구가 될 리스크를 감수할래?
회사에서 미친 개와 끝까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어. 앞으로 그놈과 너냔은 원만한 관계가 안 될 거야. 하지만 일은 어차피 그놈이 친 거잖니?
이만 향기엄마는 오후 업무해야 하니 물러간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래.
ps. 그리고 성희롱 하나로 퇴사의 유혹에 시달리지 마. 그럼 너냔이 지는 거임.
뭐 자랑은 절대 아니다만(그렇다고 당한 거니까 수치스럽지도 않음) 언어성희롱, 성추행 등등...삽입성폭행 이외의 직장에서 당할 수 있는 성희롱이란 성희롱은 다 당해본 냔임-_-(그러나 우리 회사는 '여자에게 좋은 직장'이지 ㅋㅋㅋㅋ) 오늘도 스펙업방에 성희롱이 또 등판했는데 예외없이 '내가 퇴사해야 되니?' '내 잘못이니?(그러니까 살을 빼거나 몸가짐을 조신히 해야 하니?'얘기가 나오길래 답답해서 파포를 열고 플로우차트를 하나 그렸음.
(여름 휴가를 가 주신 부장님 팀장님 감사하고 내가 딴짓해도 못본척해주는 아랫놈들 고맙습니다)
앞에서 대응법을 자세히 썼으니까 간단히 설명만 더 붙이자면,
-직장 내(혹은 외부 접촉 갑을 막론) 남자는 죄다 주의해야 함. 유부남이라고, 50대 이상이라고, 존경할만한 인성이라고 그들이 위험하지 않다는 게 아님.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은 권력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40~50대 유부남 상사가 어리버리한 초년차 여직원을 상대로 행세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음.
-나는 '모든 여성의 정조는 보호받아야 한다'라는 걸 믿음.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는 그렇지 아니한 꼴통이 상당히 많음. 고로 평소에 너냔은 남자 직원에 대해서 어떻게 행동했냐, 어떻게 입고다녔냐가...안타깝게도 사건 후 여론에 영향을 미침. 옷은 좀 답답하다 싶을 만큼 보수적으로 입는 게 안전하고, 술자리에서 정신 잃는 건 절대 하지마. 그리고 '털털하고 쿨한 여자'에 너무 집착하지 마. 살아남기 위해 남자와의 술자리도 불사하고, 성적 농담 따위도 잘 받아넘기는 여자로 살면 너만 손해보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도 일은 벌어져. 그때 정신 똑바로 차려. 그게 성희롱/성추행인지는 피해자인 너냔이 판단해야 돼. 거기서 주의할 점은 '어허허 이런 것도 성희롱인가?' '괜찮지?' '기분 안 나쁘지?'라는 가해자와 가해자 집단의 말에 넘어가지 마. 너냔이 아하하 괜찮아요 라고 하면 너냔은 호구 계약서에 지장 찍는 거야. 나중에 억울하고 분해서 문제 삼아도 이상한 애 취급받음. 최소한 너냔이 불쾌했고 상처받았다는 걸 그놈에게, 다른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어. 그리고 그때 싸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조직의 화합을 해쳤다...라는 쓸데없는 죄책감 좀 가지지 마.
-집에 가서 어차피 잠 안 올 거니까 6하원칙에 따라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는 다 적어놔.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아주 유용할 거야.
-그다음 날, 이메일이건 면담이건 그놈에게 자기반성과 기회를 줘. '나' 화법으로 내가 얼마나 상처받고 힘들었는지 전달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바란다는 점을 얘기해야 돼. 안 그러면 남자들은 특유의 괴상한 감상주의로 너냔과의 일을 로맨스로 포장할 거야.(대학에서 남자선배들이 술취한 여자 후배를 모텔에서 강간한 후에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지) 최악의 경우 마누라님께 상간녀로 머리 쥐어뜯김. 대화를 녹음하면 나중에 여러 모로 유용한데...스마트폰을 비행기모드로 해 놓는 게 좋을 거임(전화나 카톡알람 와서 녹음 들키면 좋지 않음)
-죄질이 경미하면 진심어린 사과와 정신과 등에 대한 배상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반성도 대체로 안 하고, 그렇게 경미하지 않은 경우도 많지. 그러면 회사 내 성희롱 처벌 시스템이 어느 정도로 되어 있는지, 있어도 실제로 잘 돌아가는지 검토를 해 보셔요. 혹시라도 제대로 안 돌아간다 해도 외부에 찌르기 전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해 보는 걸 권함. 회사 양반들은 내부 고발자에 대해 굉장히 불친절하단다.
-인사부나 감사실, 준법실에 내규에 따라 문제제기를 하였으나 흐지부지하거나 혹은 너냔이 오히려 비난을 사는데 이를 참아넘길 수가 없고 나중에 속만 더 상할 것 같다...라고 하면 여성부나 노동부에 정식 절차로 넘길 수 있음. 이 때 앞에 작성한 데스노트와 정신과 상담 기록이 큰 도움이 될 거야.
-나는 이러저러한 크고 작은 언어/신체 성희롱과 성폭력을 겪었지만, 제대로 사과를 받은 건 1/3에 불과한 상태로 회사를 다니지. 그리고 내게 술자리에서 개보지라고 수차례 얘기했던 팀장이 이사가 되어 승승장구하는 꼴을 보고 있지. 하지만 회사는 계속 다녀. 그래도 한국 평균에 비하면 여기 시스템은 조금 더 나아. 그리고 내 밑의 여직원들이 그런 꼴은 안 당하게 하고 있고, 밑의 남직원들은 확실히 눌러주고 있어. 죽지마. 살아남아. 그리고 서서히 바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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